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지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화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N세대(77년 이후 출생자, Net Generation)가 온라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성장하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이 화면 속에서 경험하는 세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헤쳐보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N세대의 디지털 경험이 단순한 오락이나 중독에 그치지 않고,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게 된 큰 동기였습니다.

 

화면이 N세대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첫 세대인 Z세대(N세대) 이후의 세대가 어떻게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이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과 같은 화면에 의존해 성장했으며, 저자는 그들이 화면 속에서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하는지를 상세히 분석합니다. Z세대가 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에서, 저자는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은 나를 부수는 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들이 화면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심리 상태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많은 N세대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자신을 꾸미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오프라인보다 더 중요한 삶의 일부로 인식합니다. 그 결과, 화면 속의 삶이 현실보다 더 중요해지며, N세대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강화해 가고 있습니다.

 

출처: 동아일보

 

또한,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AI)의 발전이 N세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N세대는 AI가 만들어낸 변화 속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AI가 일자리와 사회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불안은 윗세대들뿐만 아니라 N세대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는 N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크게 느끼게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N세대에게 두려움과 혼란을 야기하며, N세대는 "AI 불안" 속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적응하고 저항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N세대가 "그거 인공지능이 만든 거 아니야?"라고 의심하는 모습은 AI의 영향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넘어서 메타버스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 책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루는 것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은 N세대의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된 중요한 활동입니다. N세대는 게임을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실제로 많은 N세대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친구를 사귀고, 그 속에서 팀을 이루어 협력하며 사회적 기술을 배웁니다. 로블록스와 같은 플랫폼은 게임의 범주를 넘어서, N세대가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가상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경제적인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렇듯 게임은 N세대에게 새로운 형태의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과 연결 가능!

 

그리고 저자는 화면 속 세상에서 N세대가 느끼는 외로움과 소속감의 이중성을 설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면을 통해 관계를 맺는 것이 현실에서의 인간 관계보다 얕고 표면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를 반박합니다. N세대가 화면을 통해 맺는 관계는 단순히 오락이나 놀이를 넘어, 그들의 사회적 소속감을 강화하고 전 세계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 오프라인 관계에서 얻는 소속감과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렇듯 화면은 N세대에게 단순한 오락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와 소통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N세대가 경험하는 디지털 환경이 단순한 오락이나 중독을 넘어서, 그들의 정체성과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하며, 화면을 통해 N세대가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이는 N세대를 그저 '화면 중독'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화면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깊이 이해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화면은 자기다움을 향한 자전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중요한 메시지는 인생은 오픈월드 무한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의 삶을 정해진 규칙이나 끝이 있는 게임으로 보지 않고, 끝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야 하는 여정으로 바라봅니다. 이 과정에서 화면은 자기다움을 향한 자전거와 같다고 표현합니다. 즉, 화면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그 속에서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화면을 통해 커뮤니티, 멘토, 그리고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배움의 즐거움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윗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이 새로운 디지털 세계를,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라고 강조합니다. 질문하고, 실패를 경험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필요한 자원과 시간을 확보해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저도 이 깨달음을 통해, 앞으로 나다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자세를 가지고자 합니다. 디지털 세상과 현실을 연결해가며, 그 속에서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이자 자기다움을 찾는 여정이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