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은 스스로에 대한 예의다"
저는 제 삶 앞에서 섰을 때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랐습니다. 거창한 성취를 못하더라도 하루 삶 앞에서 하고자 하는 일을 우직하게, 묵묵히 해나가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제가 세운 약속은 지키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예의이고, 그것이 꾸준함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 18시간 공부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6시간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루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단독으로는 쉬워 보이는 것들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제 삶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하루하루 무리없이 성실히 살아가기 위해 규칙과 루틴을 구조화시킵니다.
이러한 벽돌들을 매일 쌓아나갔을 때에 삶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그 과정이 사명을 살아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누구에게 내세울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매일 해온 일이 있었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매일, 꾸준히 하니 이제는 저를 지탱해 주는 리듬이 되었습니다.
하늘 사진 찍기

매일 새벽 아침, 하늘 사진을 찍은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일어나는 시간이 빨라 밤에 찍은 사진 같네요 ㅎㅎ. 아침에 일어나서 방탄 커피를 만든 후 베란다에 나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일종의 하루 의식이 되었달까요. 비공개 밴드에 하늘 사진과 하루에 대한 다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 별것 아니고 시간도 별로 안 걸리는 일입니다. 그래도 축적한 기록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워낙 집순이고 커튼을 치고 살다 보니 하늘을 볼 시간이 없거든요. 그런 저에게 아침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은 삶의 신선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산책하기
전 저질 체력이었습니다. 계단 한 층 올라가는 것도 헉헉대었습니다. 학생 땐 체육이 제일 싫고, 움직이는 것이 귀찮았습니다. 앉아서 책 읽거나 컴퓨터만 보았죠;; 그랬던 제가 소중한 지인의 권유로 산책하러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아파트 단지 한 바퀴 도는 것도 고역이었습니다. 힘들 때는 가다가 포션샵(편의점)에 들러 HP포션(쌍화탕) 한 병씩 마시며 걸었습니다 ㅎㅎ. 장맛비가 퍼부을 때도, 눈이 억수로 내리는 날에도 밖에 나가서 한 시간씩 산책하였습니다.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이 효과가 나더니 지금은 종일 쉬지 않고 일해도 거뜬한 체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오후 4, 5시 되면 녹다운 되어서 아무것도 못 했거든요.

산책은 쉽습니다. 그냥 운동화만 있으면 되고, 일정한 거리를 걷기만 하면 됩니다. 굳이 헬스장의 러닝머신 위에서 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또, 사색에 잠겨서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습니다. 삶의 문젯거리를 생각하며 걷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깁니다. 여러 위인(칸트, 아인슈타인 등)도 산책을 매일 했다고 하죠. 저처럼 운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분들께 산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별거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면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시간의 십일조 드리기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 참 많이 아팠습니다. 병동에 입원도 꽤 하고요. 하나님이 저를 버린 것 같았고, 원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붙잡을 것은 하나님뿐이더군요. 고민 끝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개인 예배를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시간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하루 24시간을 10분의 1로 나누면 2시간 24분이 됩니다. 약 두 시간 반 동안 찬양 부르기, 설교 듣기(유튜브), 성경 읽기, 신앙 서적 읽기, 기도하기 순서로 예배드립니다. 2019년 12월 21일부터 여행을 갔을 때는 약식으로 한 것까지 포함하면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게 벌써 5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간절함이 통했는지, 주님의 은혜로 지금은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 카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이 시간을 통해 앞으로도 더욱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원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예의
이 외에 저에겐 삶의 규칙과 루틴이 참 많습니다. 재택근무를 6, 7년 하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규칙, 루틴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는 저의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기본 규칙(잠자기, 밥 먹기)만 지켜도 반은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참 지혜로운 말씀입니다.
저는 습관보단 규칙, 루틴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합니다. 저 자신과의 약속을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이 자아 발전 이전에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에 대한 예의를 하루 동안 성실히 다했을 때, 삶도 저에게 예의를 다 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오늘도 하늘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고, 시간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