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 방사패턴은 신호가 퍼지는 방향을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무선 통신에서 안테나가 신호를 어느 방향으로 방사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이 통신 범위와 품질을 결정짓기 때문이죠.
안테나는 전구처럼 모든 방향으로 신호를 퍼트릴 수도 있고,
반대로 손전등처럼 한 방향으로 집중해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신호가 퍼지는 성향을 방사패턴(Radiation Pattern)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선 방사패턴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 기본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방사패턴의 정의와 기본 원리
방사패턴이란?
방사패턴은 안테나가 각 방향으로 전파를 얼마나 강하게 방사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안테나를 중심으로 360도 방향의 방사 강도를 극좌표 곡선이나 3D 형태로 시각화 한것으로,
안테나의 지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모든 안테나는 고유한 방사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패턴으로 무지향성(전방향성) 안테나인지, 지향성 안테나인지 구분합니다.
등방성 안테나의 개념
방사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등방성 안테나(Isotropic Antenna)'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등방성 안테나는 모든 방향으로 똑같은 세기의 전파를 방사하는 가상의 이상적 안테나입니다.
이것은 반사판 없는 전구가 사방으로 빛을 고르게 비추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 안테나 성능을 평가할 때 기준점으로 사용됩니다.
등방성 안테나의 방사는 모든 방향에 0dB 이득(1배 이득)이 있다고 정의됩니다.
실제 안테나들은 이 기준에 비해 특정 방향으로 얼마나 더 강하게 신호를 방사하는지를
이득(Gain)이라는 개념으로 비교하게 됩니다.
전방향 안테나와 지향성 안테나
전방향(무지향성) 안테나
전방향 안테나는 360도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신호를 방사합니다.
이 안테나는 주변 전체를 커버하고 싶을 때 사용되죠.
대표적인 전방향 안테나로는 반파장 다이폴 안테나와 모노폴 안테나가 있습니다.
이러한 안테나들은
수평면(하늘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이 원형(360도) 방사패턴을 보이고,
수직면(땅에 서서 옆을 바라보았을 때)으로는 도넛 모양의 방사패턴을 가집니다.
안테나 축을 따라 위 아래 방향으로는 신호가 약하고,
수평 방향으로는 신호가 강하게 퍼집니다.
반파장 다이폴의 경우, 수평 방향으로의 이득은 등방성 안테나보다 약 2.14배 강합니다.
이는 2.14dBi로 표현됩니다.
전방향 안테나는 휴대용 무전기의 기본 안테나로 쓰이고
주변 전체를 고르게 커버하기 위해서 이동통신 기지국에서도 쓰입니다.
지향성 안테나
지향성 안테나는 특정 방향으로 신호를 집중해서 방사합니다.
일부 방향으로 신호가 매우 강한 대신,
다른 방향으로는 신호가 약하거나 거의 방사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손전등이 빛을 한쪽 방향으로 모아 비추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하면 신호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지만,
대신 커버할 수 있는 각도 범위는 줄어들겠죠.
지향성 안테나로는 대표적으로 야기 안테나, 위성통신용 파라볼라 안테나가 있습니다.
이런 안테나들은 주로 원거리 통신이나 특정 지점 간 연결에 사용됩니다.
안테나 이득
안테나 이득은 방사패턴의 집중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안테나가 에너지를 고르게 퍼뜨릴수록(무지향성 안테나) 개별 방향의 이득이 낮아지고,
안테나가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집중할수록(지향성 안테나) 그 방향의 이득이 높아집니다.
등방성 안테나를 풍선을 둥글게 부풀린 모양이라 한다면
지향성 안테나는 그 풍선을 눌러 옆으로 퍼지게 만든 형태입니다.
즉, 다른 방향으로의 방사를 줄이고 특정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시킨 결과입니다.
그 대가로 해당 방향의 이득이 올라갑니다.
중요한 것은,
안테나 이득은 출력 전력의 증폭이 아니라, 에너지 분배 방식이라는 사실입니다.
안테나는 전력을 능동적으로 증폭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방향의 방사를 줄이고, 특정 방향으로 방사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더 멀리, 더 강하게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방사패턴 도표 쉽게 읽는 법
안테나의 방사패턴은 3차원 공간에서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2차원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합니다.
(3D 다이어그램이 있다면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극좌표형 2D 다이어그램
이 다이어그램은 극좌표 그래프(polar plot) 형태를 취합니다.
안테나를 중심에 두고 각 방향으로의 방사 세기를 보여줍니다.
수평면 패턴은 안테나의 좌우 방향 특성을 보여줍니다.
(* 위 사진의 빨간색 Hor plane. 하늘 위에서 바라보았다고 생각하면 돼요)
원형에 가까운 패턴은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방사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특정 방향으로 돌출된 형태라면 해당 방향으로 높은 지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직면 패턴은 위아래 방향 특성을 보여줍니다.
(* 위 사진의 파란색 Ver plane. 땅에 서서 사이드에서 바라보았다고 생각하면 돼요)
예를 들면 무지향성 안테나인 반파장 다이폴 안테나를 보면 도넛모양으로,
위 아래보다 옆, 수평으로 방사가 되는 것을 알 수가 있죠.
(안테나 패턴 표현에서 더 깊게 들어가면 E-plane, H-plane 개념이 있는데 패스..)
방사강도 읽는 법
방사강도는 데시벨(dB) 단위로 표시됩니다.
도표의 중심에서 멀수록 신호가 강한 것을 의미합니다.
0dB: 안테나가 가장 강하게 신호를 방사하는 기준점. 방사패턴의 외곽선을 의미한다.
-3dB: 해당 지점의 신호 세기가 절반으로 떨어짐.
-10dB: 약 1/10 수준의 신호 강도
곡선이 바깥으로 더 뻗어 있을수록 해당 방향으로 더 강한 신호를 방사합니다.
+
빔폭(beamwidth)은
메인로브의 -3dB 지점 양끝 사이의 각도를 의미합니다.
각도가 좁을수록 신호가 한 방향으로 집중됩니다.
로브
전형적인 지향성 안테나 방사패턴에는 여러 로브(lobe)가 존재합니다.
1. 메인 로브(main lobe)
안테나의 주 방사 방향입니다. 신호가 가장 강하게 방사되는 부분이죠.
다이어그램에서 가장 큰 부분으로 표시됩니다.
2. 백 로브(back lobe)
메인 로브의 반대 방향으로 약하게 방사되는 부분입니다.
원치 않는 후방 신호 유출을 나타냅니다.
3. 사이드 로브(side lobe)
측방향으로 생기는 부 로브들입니다.
메인 로브보다 훨씬 약한 방사 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표에서는 작은 돌기 형태로 나타납니다.
전방향성 vs 지향성 안테나 방사패턴
쉽게 비유하자면,
전방향성 안테나는 전구처럼 사방으로 고르게 빛을 퍼뜨리므로
방사패턴 도표가 거의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입니다. (수평패턴)
반면 지향성 안테나는 손전등처럼 특정 방향으로 빛을 집중합니다.
따라서 방사패턴 도표가 한 방향으로 뾰족하게 뻗은 메인 로브가 존재합니다.
그 외 방향으로는 작은 백로브, 사이드로브가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방사패턴은 안테나가 "어디로 얼마나 강하게 신호를 보내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방사패턴을 제대로 이해하면 각 상황에 맞는 안테나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 이해를 넘어 실제 응용을 위해
4NEC2나 EZNEC 와 같은 안테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본적인 개념만 잘 익혀두어도
실제 상황에서 적합한 안테나를 선택하는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