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차트.. 처음 보았을 땐 둥근 원에 격자무늬가 무슨 마법진 같았습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살짝 무섭기도 했고요 허허)
스미스 차트는 임피던스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픽 계산자 같은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스미스 차트의 개념과 구조, 활용법에 대해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스미스 차트란 무엇인가?
스미스 차트는 RF 엔지니어들이 예전에 사용했던 계산자와 같은 것입니다.
1939년 벨 연구소의 필립 스미스가 만들었습니다.
스미스 차트는 RF 회로의 복소 임피던스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안테나, 전송선로의 임피던스가 주파수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복잡한 수식 계산 없이 차트 위에서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컴퓨터로 바로 계산을 합니다만,
그래도 스미스 차트는 여전히 유용합니다. 임피던스 특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임피던스 매칭은 소스와 부하의 임피던스를 일치시키는 과정입니다.
무전기와 안테나를 연결할 때 임피던스가 맞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지요.
출력 신호의 일부가 반사되어 전력이 낭비될테니깐요.
그래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면 임피던스 매칭이 필수입니다.
스미스 차트는 이러한 임피던스 매칭 과정을 시각적인 차트로 보여줍니다.
복잡한 계산이 없어도 현재 상태를 점으로 찍고, 차트의 중심(=매칭상태)으로 옮기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RF를 공부한다면,
스미스 차트를 배울 때 임피던스 매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스미스 차트의 구조
스미스 차트는 커다란 원 안에 여러 동심원과 곡선들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 제일 큰 바깥쪽 원은 복소 반사계수 평면을 반지름 1인 원 안에 표현한 것입니다.
* 반사계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링크 참조
반사와 매칭 - 신호는 왜 돌아올까? (SWR, 반사계수)
무전기를 통해 송신된 전파 신호는흔히 일방향으로 쭉 나아가 안테나에서 방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신호가 다시 송신기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현상은 산에서 소리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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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점
차트의 중심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심은 기준 임피던스 보통 50옴을 나타내며, 정규화 값 1.0으로 표시됩니다. (50을 나누어서 정규화)
즉 중심(1.0+j0)은 50+j0Ω 을 의미합니다.
중심은 임피던스 매칭이 완벽한 지점을 말합니다.
여기서 멀어질수록 임피던스 부정합이 커지고 전력 전달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죠.
- 가로 방향
가로축을 따라 오른쪽으로 갈수록 저항 값이 커집니다.
차트 가장 오른쪽 끝은 개방 회로(무한대 저항, Open) 상태입니다.
반대로 왼쪽 방향으로 가면 저항 값이 0으로 감소합니다.
맨 왼쪽 끝은 단락 회로(0Ω, Short) 상태를 의미합니다.
가로축 위의 점들은 순수 저항 성분만 있는 임피던스로, 리액턴스(허수 성분)가 0입니다.
- 세로 방향
스미스 차트에는 눈에 보이는 세로선은 없지만 위, 아래 방향으로 뻗은 곡선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임피던스의 리액턴스를 나타냅니다.
차트의 위쪽 반원은 유도성 리액턴스(inductive, +j부분)에 해당합니다.
아래쪽 반원은 용량성 리액턴스(capacitive, -j부분)에 해당합니다.
어떤 점이 위쪽 반원에 위치한다면 해당 임피던스는 인덕터 같은 성분을 포함한 것이고,
아래쪽에 위치하면 커패시터 같은 성분을 포함한 것입니다.
- 차트의 테두리
차트 바깥 원둘레는 반사계수 크기 |Γ| = 1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전력이 100% 반사되는 극단적인 경우를 나타냅니다.
즉, VSWR(정재파비)가 무한대라는 것이죠.
안테나로 보낸 전력이 모두 되돌아오는 심각한 부정합 지점입니다.
쉽게 정리하면,
스미스 차트는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임피던스 매칭이 나빠지고, 반사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중심에 가까울수록 매칭이 잘 된 상태(전력이 잘 전달됨)를 뜻합니다.
스미스 차트 읽는 법 (기본 원리)
스미스 차트의 격자선은 두 종류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동그란 원형 곡선들입니다. 이것은 저항값이 일정한 원들을 나타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휘어진 호 형태의 곡선들입니다. 이는 리액턴스 값이 일정한 곡선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합니다.
어떤 임피던스 값이든 차트 위에서는 하나의 점으로 표현됩니다.
임피던스의 저항 성분(R)에 해당하는 원과
리액턴스 성분(X)에 해당하는 곡선이 만나는 지점이
그 임피던스를 나타내는 점입니다.
실제 예시로 이해해 보겠습니다.
50Ω 시스템에서 임피던스 100 + j75Ω 인 안테나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 값을 정규화해야 합니다. 정규화란 기준 임피던스(50 Ω)로 나누는 것입니다.
100 + j75Ω을 50으로 나누면 2.0 + j1.5가 됩니다.
이제 스미스 차트에서 저항 2.0에 해당하는 원과, 리액턴스 +1.5에 해당하는 곡선을 찾습니다.
저항 2.0원은 가로축 상의 2.0 지점을 지나는 동심원입니다. (모든 점에서 R=2인 원)
리액턴스 +1.5 곡선은 차트 가장자리 눈금에서 +1.5로 표시된 지점을 지나는 호입니다.
이 둘이 교차하는 곳이 임피던스 2 + j1.5(정규화), 즉 원래 임피던스 100 + j75 Ω에 해당하는 점입니다.
차트 위의 임피던스 값을 읽는 것도 똑같습니다.
해당 점이 어느 저항 원 위에 있는지 -> 저항 값
어느 리액턴스 곡선 위에 있는지 -> 리액턴스 값을 알아낸 후,
정규화시키기 이전의 실제 임피던스는 기준 임피던스(50 Ω)를 곱하면 됩니다.
스미스 차트 활용 예시
RF 분야에서 스미스 차트를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안테나 임피던스 측정
벡터 네트워크 분석기(VNA)나 안테나 애널라이저로 안테나의 임피던스를 측정하면
결과가 스미스 차트로 표기가 됩니다.
실제 안테나의 임피던스는 스미스 차트 위에서 주파수별 궤적으로 나타나는데요,
이를 통해 어느 주파수에서 안테나가 50Ω에 가까운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M용 145 MHz 안테나를 측정할 때
145 MHz 일 때의 점이 차트 중심에 가까우면 안테나가 잘 매칭된 것입니다.
목표 주파수에서 점이 중심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면 SWR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이 경우에는 안테나 길이를 조정하거나 추가 매칭이 필요한 것입니다.
매칭 회로 설계
안테나나 회로의 임피던스를 50Ω으로 맞추기 위한 매칭 회로 설계에서 스미스 차트를 사용합니다.
코일이나 커패시터를 직렬 혹은 병렬로 연결하면 임피던스가 차트 상에서 특정 경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차트를 보면서 어떻게 코일과 커패시터를 배치하고 값을 설정해야 중심에 도달할지 생각하며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안테나 임피던스가 차트 상 우상단에 찍혀있다면(저항이 높고, 유도성 리액턴스 성분 있음)
직렬로 커패시터를 넣어 리액턴스를 낮추고, 병렬로 저항 성분을 맞추어주는 식의 접근을
차트 위에서 수행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작업은 스미스 차트가 없다면 수식으로 복잡하게 풀어야 했지만,
차트 덕분에 직관적이고 시각적인 해법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마치며..
처음에 보았을 땐 스미스 차트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ㅠㅠ
그래도 계속 들여다보며 기본적으로 읽을 수만 있다 하더라도 꽤 앞서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
이 글에선 스미스 차트의 기본적인 부분만 소개를 하였지만,
스미스 차트를 이용한 구체적인 임피던스 매칭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관련 소프트웨어들도 있고요)
궁금하신 분들은 좀 더 찾아보시고
RF 회로를 설계하는데 스미스 차트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단계까지 가시기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