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를 통해 송신된 전파 신호는
흔히 일방향으로 쭉 나아가 안테나에서 방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호가 다시 송신기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현상은 산에서 소리쳤을 때 들리는 메아리와 비슷합니다.
소리가 절벽에 부딪혀 되돌아오듯,
전파 신호도 메아리처럼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파 신호가 왜 돌아오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키워드: 임피던스 매칭, 정재파, SWR, 반사계수
임피던스 매칭과 반사파
무선 송신 시스템은
송신기(무전기) - 전송선로(케이블) - 안테나로 구성됩니다.
송신기에서 나온 고주파 전류는 케이블을 통해 안테나로 전달됩니다.
안테나는 이 전력을 전자기파로 바꿔 공중에 내보냅니다.
임피던스는 전기 신호의 흐름에 대한 저항과 같은 개념입니다.
송신기, 케이블, 안테나 각각은 고유한 임피던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상태는 모든 부품의 임피던스가 일치할 때입니다.
송신기 출력 임피던스 = 케이블 임피던스 = 안테나 임피던스
대부분의 무선통신 장비와 동축 케이블은 50옴 임피던스로 표준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안테나도 50옴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임피던스가 모두 같으면 "매칭이 되었다"라고 합니다.
이때는 송신기에서 보낸 에너지가 전부 안테나로 전달되어 방사됩니다.
반면에 안테나 임피던스가 50옴에서 많이 벗어나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시 말해, 안테나가 송신기와 발맞추어서 에너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죠.
그 결과 일부 에너지는 안테나에 흡수되지 못하고 되돌아옵니다.
이것이 바로 신호의 "메아리" 즉, 반사 현상입니다.
안테나는 전달받은 전력 중 일부만 방사하고,
나머지는 케이블을 통해 송신기 쪽으로 반사파(reflected wave)로 돌아옵니다.
결국 송신기는 보낸 전력의 일부를 받는데,
이런 현상은 효율적인 전력 전달을 방해합니다.
임피던스를 매칭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임피던스를 하필 50옴에 맞추어야 하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링크 참조
왜 50옴이 기준인가? - 임피던스 매칭
RF를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임피던스 50옴" 안테나, 무전기, 케이블, 측정기 등 대부분의 RF 장비가 임피던스 50옴 기준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근데 왜 하필 50옴일까요? 임피
ds3qej.tistory.com
반사가 만들어낸 정재파의 형성
정재파란?
케이블에서 앞으로 가는 입사파와
다시 되돌아오는 반사파가 만나면 특별한 현상이 생기는데요,
이를 정재파(standing wave)라고 부릅니다.
정재파는 두 파동이 반대 방향으로 겹쳐 만들어진 파동입니다.
겉보기에는 마치 서 있는 물결처럼 보입니다.
정재파에서는 특정 지점들에서 두 파동이 완전히 합쳐져 진폭이 커집니다.
이 지점을 안티노드(antinode, 배)라고 합니다.
반대로 두 파동이 서로 상쇄가 되어 진폭이 최소가 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이 지점을 노드(node, 마디)이라고 합니다.
반사가 없다면 케이블 어디서나 전압과 전류 세기가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사가 생기면 케이블 상의 각 지점마다 전압과 전류 진폭이 달라지며,
이로 인해 정재파가 나타납니다.
정재파비(SWR)란?
임피던스 매칭 상태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려면,
전송선로 안에서 얼마나 반사가 일어나는지를 수치로 표현하는 지표가 필요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정재파비(SWR, Standing Wave Ratio) 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전압 기준 정재파비 즉, VSWR(Voltage Standing Wave Ratio)라고 합니다.
SWR = 최대전압 / 최소전압 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케이블에서 측정한 전압이
가장 큰 곳에서 2V, 가장 작은 곳에서 0.5V라면
정재파비는 2V / 0.5V = 4입니다.
SWR 값이 클수록 반사가 심하고, 매칭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
임피던스 불일치 -> 반사파 발생 -> 입사파와 겹쳐 정재파가 생김 -> 전압이 들쭉날쭉해짐(즉, 최대전압, 최소전압이 같지가 않음) -> SWR (= 최대전압 / 최소전압) 값이 커짐
반면,
이상적인 상태에서는
전파가 반사되지 않고 안테나로 모두 전달되기 때문에
케이블 전압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이때 파동이 균일하여 최댓값과 최솟값이 같으므로 SWR=1이 됩니다.
즉, SWR=1:1은 완전 매칭(반사 0%)인 최상의 상태입니다.
*
SWR은 항상 1이상입니다. 완전 매칭 상태에서만 SWR이 정확히 1이며,
매칭이 어긋날수록 값이 커집니다.
**
HAM에서는 SWR 1.5:1 이하면 양호하고 2:1 까지도 보통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낮을수록 좋죠.
반사계수, SWR : 매칭이 얼마큼 되었는가
반사계수( Γ)
반사의 정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로 반사계수( Γ, 감마)가 있습니다.
이는 입사 전압 대비 반사된 전압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공식으로는

여기서 ZL은 부하의 임피던스(안테나)
Z0은 전송선로(케이블)의 특성 임피던스. 보통 50옴을 말합니다.
이 식은 다음과 같은 상황을 설명해줍니다.
상황 | ZL(안테나)과 Z0(케이블)의 관계 | Γ 반사계수 값 | 의미 |
임피던스 매칭됨 | ZL = Z0 | 0 | 반사 없음 |
개방(Open) 회로 | ZL -> ∞ | 1 | 100% 반사 |
단락(Short) 회로 | ZL = 0 | -1 | 100% 반사, 위상 반전 |
일반적인 불일치 | ZL ≠ Z0 | 0 < Γ < 1 | 반사 일부 됨 |
비유를 하자면
반사계수가 거울에 반사된 빛의 세기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완전히 투명한 유리 ( Γ = 0) : 반사 없음
- 반사하는 거울 ( Γ = 1) : 100% 반사
- 반투명 유리 (0 < Γ < 1) : 일부는 반사, 나머지는 통과
이와 같이
전파도 안테나의 임피던스가 맞지 않으면 전력의 일부가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SWR과 반사계수의 관계
SWR은 반사계수로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즉, 반사계수(Γ)가 커지면 SWR도 커지며,
이것은 임피던스 매칭이 잘 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Γ=0이면 SWR=1.
완벽한 임피던스 매칭 상태입니다.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반사계수( Γ) | 의미 | SWR 값 | 전력 반사율 |
Γ = 0 | 완벽한 임피던스 매칭 | SWR = 1.0 | 0% 반사 |
Γ = 0.2 | 약간의 불일치 | SWR = 1.5 | 약 4% |
Γ = 0.5 | 불일치 있음 | SWR = 3.0 | 약 25% |
Γ = 1 | 완전 반사 | SWR = ∞ | 100% |
*
포인트: SWR이 클수록 반사계수( Γ)가 크고 이는 임피던스 매칭이 안 되었으며, 전력 손실이 크다
**
SWR은 직접 측정기도 있고 비율 형태라 반사계수보다 직관적이어서 RF에서 더 많이 사용됩니다.
반사로 인한 문제점
반사가 일어나면 전력 손실이 생깁니다.
이는 보내려던 전력이 열이나 다른 형태로 낭비된다는 뜻이죠.
반사된 에너지는 결국 어딘가에서 소비됩니다.
최악의 경우, 이 에너지가 송신기 출력부에서 열로 변해 회로를 과열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W를 보냈는데 25W가 반사되면,
그 25W는 방사되지 못하고 케이블이나 송신기 내부에 열로 축적될 수 있습니다.
계속 SWR가 높은 상태로 송신을 하면
장비에 무리가 가거나 출력이 제한되어 통신효율에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임피던스 매칭을 하여 SWR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사파는 곧 전력 손실을 의미하므로
무선 시스템의 효율과 안정성을 위해서는 항상 임피던스 매칭을 최적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알 수 있는 지표가 SWR과 반사계수(Γ) 이고요. ^^
<정리>
- 안테나나 전송선로의 임피던스의 불일치가 발생하면, 전파의 일부가 메아리처럼 반사된다.
- 이로 인해 전송선로에 정재파 패턴이 형성된다.
- SWR 값을 통해 매칭 정도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 SWR 1:1, 반사계수(Γ) = 0에 가까울수록 반사가 없고 효율이 최고다.
- 반면 SWR이 크고 반사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임피던스 매칭이 안 되었으며, 전력 손실이 큼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