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 안테나, 측정기 같은 RF 장비 사양서를 보면
'출력: +10dBm, 이득: 6dBi, 감쇠: -3dB' 와 같은 숫자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들 모두 dB를 사용하지만 각각 의미하는 바가 다릅니다.
어떤 것은 상대적인 비율을, 어떤 것은 절대적인 크기를 의미하죠.

dB(데시벨)의 개념과
자주 혼동되는 dBm, dBi, dBd의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dB는 단위가 아니다
흔히 잘못 생각하기를, dB는 전력의 단위로 오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dB는 단위가 아니라, 두 값 사이의 비율을 로그(log) 스케일로 표현한 상대적인 수치입니다.
전파, 소리, 빛 같은 신호들은 선형적으로 변화되지 않고 기하급수적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dB는 이러한 변화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신호가 2배 강해졌다면 이는 +3dB에 해당합니다.
10배 강해졌다면 +10dB.
반대로 절반으로 줄어들면 -3dB, 10분의 1로 줄어들면 -10dB가 됩니다.

*
- 3dB는 약 2배, 10dB는 10배
- dB는 '더한다', 배는 '곱한다'
이렇게 외워두면 편리합니다 ^^
이와 같은 변화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 전력: dB = 10 × log₁₀(P2 / P1)
- 전압: dB = 20 × log₁₀(V2 / V1)
예를 들어 전력이 10mW에서 100mW로 증가한다면
10 × log₁₀(100 / 10) = 10 x 1 = +10dB 입니다.
이처럼 dB는 '얼마나 커졌는지, 작아졌는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 RF 엔지니어들은 dB를 통해 신호의 세기, 손실, 이득을 바로바로 이해하고 판단합니다.
dBm: 1mW를 기준으로 한 절대 전력
dBm은 dB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dB가 두 수치간의 비율의 나타낸다면, dBm은 절대적인 전력값을 나타냅니다.
dBm은 1mW를 기준으로 삼아 전력의 크기를 나타냅니다.
dBm | 전력(mW) |
-20dBm | 0.01mW |
-10dBm | 0.1mW |
0dBm | 1mW |
+10dBm | 10mW |
+20dBm | 100mW |
+30dBm | 1W |
+3dBm은 약 2배, +10dBm은 정확히 10배라는 개념을 알면 실전에서 써먹기 좋습니다.
송신기 출력, 수신 감도, 증폭기 성능 등 모두 dBm 단위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신 감도는 보통 마이너스 dBm으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 -90dBm보다 -100dBm이 더 미세한 신호를 수신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실생활 속 dB 활용 사례
dB는 실제 생활에서도 빈번히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 이어폰의 볼륨을 2배 키웠다 -> 약 +3dB
- 와이파이 공유기의 출력이 100mW에서 1W로 증가했다 -> +10dB
- 무전기의 수신 신호가 -70dBm에서 -60dBm으로 향상되었다 -> 10배 더 강한 신호
일단 인간의 감각이 로그적으로 반응하고(페허너의 법칙),
상대적인 비교는 전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는가에 대한 실전에서 쓰이는 중요한 정보이고,
단위 범위가 클수록 계산이 쉬워지므로(로그 스케일)
dB라는 개념을 쓰는 것입니다.
dBi와 dBd: 안테나의 이득을 표현하는 dB
무선 통신에서 안테나의 성능은 '이득(Gain)'이라는 개념으로 표현됩니다.
이 때에도 dB가 사용됩니다.
하지만 기준점이 다르죠.
- dBi: 가상의 '등방성 안테나(Isotropic antenna)'를 기준으로 한 안테나 이득
- dBd: '다이폴 안테나(Dipole antenna)'를 기준으로 한 안테나 이득
등방성 안테나란 모든 방향으로 똑같이 전파를 방사한다는 이론적인 안테나입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득 계산의 기준점으로 사용됩니다.
어떤 안테나가 특정 방향으로 신호를 더 집중시키면, 그만큼 더 멀리 도달하는데, 이것을 바로 이득이라고 표현합니다.
dBi는 이 이득을 등방성 안테나 대비 얼마나 더 집중되었는지 나타낸 단위입니다.

예를 들면,
0 dBi -> 등방성 안테나 기준점
3 dBi -> 기준보다 약 2배 집중되었다(더 높은 전력밀도 가짐).
6 dBi -> 기준보다 약 4배 집중되었다.
dBi 값이 클수록, 특정 방향으로 더 멀리 전파가 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방향으로는 덜 퍼지게 됩니다.
* 이득이 있다고해서 1W 썼다고 전체가 다 10W로 나갔다는 건 아니겠죠? ^^ (그럼 무한동력;;)
dBd의 기준은 '다이폴 안테나'입니다.
등방성 안테나는 이상적인 안테나이지만, 다이폴 안테나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간단한 구조이지만 성능이 괜찮죠.
일반적으로 다이폴 안테나는 2.15dBi의 이득을 가집니다.
0 dBd = 2.15 dBi
3 dBd = 5.15 dBi (* dB끼리는 더하는 것!)
6 dBd = 8.15 dBi
"이것은 6 dBd짜리 안테나다" 라고 하면 8.15 dBi 성능이 있다는 뜻입니다.
dB, dBm과 dBi, dBd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위 | 의미 | 기준 | 용도 |
dB | 비율 차이 | 없음(상대 단위) | 증폭기, 필터 성능 등 비교 |
dBm | 절대 전력 | 1mW | 송신기 출력, 수신 감도 등 |
dBi | 안테나 이득 | 등방성 안테나 | 안테나 사양 표기 |
dBd | 안테나 이득 | 다이폴 안테나 | 안테나 사양 표기 (현장 중심) |
dBi와 dBd를 제대로 구분을 해야 안테나 이득을 바로 알 수가 있고,
또 무조건 이득이 크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득이 높을수록 특정 방향으로 멀리 도달하는 대신, 가까운 주변이나 다른 방향으로는 신호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 dB는 비율을 로그로 표현한 지표다. 단위가 아니다.
- dBm은 1mW를 기준으로 한 절대 단위이다. 실제 RF 출력에서 자주 사용됨.
- dBi와 dBd는 안테나의 이득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기준점이 다르니 유의해서 보자.
- +3dB는 약 2배, +10dB는 10배 라는 개념을 외우면 RF 장비의 성능, 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 dB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신호의 변화와 성능의 의미를 전달하는 용어이다.